사단법인 아시아 청소년◇교정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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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복적 사법정의란 무엇인가?

회복적 사법정의는 범죄와 처벌에 대하여 전통적인 입장과는 다른 변화된 이해와 철학으로부터 출발한다.
회복적 사법정의는 전통적인 사법정의의 관행이 보복적인 입장에서 구금을 실행함으로써 범죄자를
개선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는 점을 간과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범죄로 인한 피해자가 받은 상처를 회복하도록 돕는 일과 범죄자로 하여금 자신의 행위로
인한 파괴된 상태를 수선(reparations)하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회복적 사법정의의 관점에서는 범죄를 국가에 대한 공격 행위로 이해하기보다는
개인이 다른 개인에게 해를 끼친 범법 행위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위반한 것으로 범죄를 개념화한다.
범죄는 피해자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여러 관계(relationship)에 상처를 입히게 되는데,
피해자와 범죄자 사이에는 물론이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역시 지역사회와 국가에 거역한 행위이지만, 무엇보다도 개인에 반(against)한 행동으로 간주한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과 개인의 관계가 우선적으로 취급되어야 한다.

이러한 범죄에 대한 이해의 밑바닥에 깔린 철학은
범죄자와 범죄피해자의 인간다움(humanity)을 인정하는 것이다.

회복적 사법정의는 그에 따르는 사법 절차를 거치는 전체과정에서 범죄피해자와 범죄자,
그 범죄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데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회복적 사법정의라고 하는 것은 범죄로 인하여 영향을 받은 주요 당사자들
즉, 범죄피해자, 범죄자, 지역사회가 경험하게 된 깨어진 관계(broken relationship)를 바로 잡고,
화해하고 정상적 관계를 재확인시켜 주는 해결책을 강구하게 하며 이러한 과정에 참여시킨다.

단지 참여하게 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범죄로 인해 잘못된 결과를 올바르게 정정하는 의무를 갖게 하는 모든 과정을 의미한다.


■ 회복적 사법정의의 의의(意義)

회복적 사법정의의 개념 하에서 실시되고 있는 이러한 프로그램과 제도들은 아직은 제한된 영역에서
적용되고 있지만, 기존의 처벌위주의 형벌제도에서 벗어나 한층 생산적이고 건강한 사회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피해자의 높은 만족도는 기존의 제도 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며,
화해와 치유(healing)를 이루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사법정의는 원칙적으로 공정함(fairness)을 의미한다.
어느 한쪽만이 만족하는 정의는 성립될 수 없다.
따라서,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도 받아들일 수 있고 책임을 느낄 수 있는 정의,
또한 사회도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법정의가 이뤄져야 한다.
회복적 사법정의가 추구하는 사법정의는 잘못한 사람을 격리하므로 이뤄지는 편협적인 안전이 아니라,
잘못된 것을 최대한 올바르게 바로잡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포괄적 의미의 정의인 것이다.


■ 한국전통 속에서의 회복적 사법정의

원래 한민족은 유교의 영향으로 인하여 법을 경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유교는 "만약 백성을 형(刑)으로 다스리면 백성들은 단지 형(刑)을 피하려고 하고
부끄러움을 느끼지 아니할 것이요, 만약 덕(悳)과 예(禮)로써 다스리면 백성들이 스스로 부끄러움을 알아
스스로 자신들을 다스릴 것이다"라고 가르치고 있다.
군자는 법보다는 덕으로 다스려야 한다는 이러한 유교의 가르침은 모든 통치자들에게 중요한 덕목으로
강조되기도 하였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다른 사람 앞에서 잘잘못을 따지는 형태의 문제해결보다는 당사자간의 합의나
주위 어른의 중재를 따르는 해결방법을 선호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법적 해결 기피 현상은 근대화와 해방 이후 급격히 변하기 시작하였고,
준법정신의 고양을 위한 정부차원의 교육은 국민들의 법의식 구조를 바꾸어 놓게 되었다.
또한 한국동란과 산업화, 개인화로 이어지는 사회 경제변화는 공동체의 변화 내지는 붕괴를 가져왔고,
전통적인 방법보다는 법에 의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식의 전환이 일반화되었다.
지금은 정치권을 비롯하여 거의 모든 사회분야에서 명예 훼손 혹은 재산침해 등 과거에는 생각하지 않던
사소한 일도 걸핏하면 법정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과대의존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고유전통 속에는 건국 이념인 홍익인간을 비롯하여 제도보다는 인간 그 자체를 존중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사상이 많이 내포되어 있다.
향약의 규범 (과실상규, 환난상휼 등)과 계의 공동체 정신, 그리고 신문고제도 등, 피해자를 위로하고
가해자를 다시 공동체의 일원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아름다운 전통이 있었다.
"죄는 미워해도 죄인은 미워하지 말라"는 선조들의 지혜는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가 많다.
또한 잘잘못을 따져 일을 처리하는 냉철함보다는 덕을 중시하고 화합과 지역사회의 평화를 도모하는
공동체의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등 많은 수탈의 시대를 지내면서 이러한 공동체의식은 약해졌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서로 돕고 돌보는 경향은 최근까지 여전히 남아 있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새마을 운동의 기초가 되었던 협동정신을 그 한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우리 고유 문화와 전통 속에 있었던 남을 배려하고 서로 도우려는 정신이 잘 계승된다면
이웃을 상해하고 공동체를 위협하는 범죄행위가 줄어들 것은 물론이고,
실수를 범한 가해자에게도 책임과 개선의 기회를 갖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회복적 사법정의의 개념을 우리의 전통과 관습의 뿌리 속에서 이해하고 다양한 차원에서의
전문적인 프로그램들을 실천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며,
나아가서는 사회 구성원간의 관계를 견고히 하며 사회의 응집력(cohesion)을 증진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